미래원에 없는 특수채소는 한국에도 없다.
서구화된 식문화와 웰빙 식생활은 미래원의 가치를 높인 촉매제가 됐다. 일반 농산물이 아닌 특수채소나 조각과일 등을 생산·유통하는 만큼 새로운 소비자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매년 인기가 높아져 연간 170억원 매출규모로 성장했다. 5년 전만 해도 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매년 20억~30억원씩 꾸준히 신장해온 것이다.
주요상품은 30~40가지. 브로콜리, 유채, 알팔파, 다채 등의 새싹채소와 비트, 청경채, 겨자, 로메인, 무순, 홍빛열무순, 적양무순 등이 모두 핵심 상품이다. 미니채소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채소 자체의 크기가 작은 만큼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자른 일반 채소들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고 가벼워서 운반하기도 쉽다. 시각적인 즐거움도 장점이다.
이 외에도 시소, 로즈마리, 애플민트 등의 허브와 파프리카, 그린빈스, 아스파라거스 등도 인기가 높다. 특히 파프리카는 경기도 화성에서 농장을 직접 운영해 생산하고 있다.
박종위 미래원 대표는 “미래원에 없는 특수채소는 국내에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한 품목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싹채소는 해외시장에서 사고가 많아 한때 신뢰가 떨어지기도 했다”며 시장의 트렌드를 재빠르게 읽고 남들보다 반 박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강조했다.
실제 미래원의 새싹채소 비중은 70%를 차지했었지만 지금은 전체의 10%로 줄어들었다. 대신 빈자리는 다양한 품목들로 채워가면서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 식물공장·가공공장, 1월말 오픈… 갈 길 명확
빠른 판단과 과감한 투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평택시 미래원의 본사에는 식물공장, 가공공장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미래원에 따르면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식물공장은 20억원을 투자해 약 661㎡(200평)의 땅에 지어지고 샐러드·채소·조각과일 등 각종 상품을 가공·포장하는 가공공장 역시 20억원을 투자, 약 1653㎡(500평) 규모로 완성할 계획이다. 이들 공장은 2015년 1월말 오픈, 상품들을 급식 식재료 시장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신공장 건설 외에도 허브, 어린잎채소 등 일반 농가들이 재배하기 까다로운 품종들은 약 1653㎡(500평) 규모의 시설재배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하고 있다. 이는 미래원의 비전과 맥을 같이 한다. 식물공장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통해 작물을 키우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박 대표의 설명이다.
“미래원은 생산 원가가 비싸서 대중화가 쉽지 않은 작물들, 여름과 겨울에 비싸지는 작물들 위주로 직접 재배하고 있습니다. 식물공장과 하우스, 기타 직영농장 등을 통해 모든 작물을 재배할 수 있죠. 그러나 효율성 때문에 현재는 엽채류를 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후 변화에도 미래원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 채소는 생각하기 나름인 작물
갈수록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재배 관련 데이터 축적은 필수다. 모든 작물을 키워낼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췄지만 소프트웨어는 별개의 문제다. 빛을 쬐는 양, 재배 방식, 수확 시기 조절 등이 작물별로 제각각인 만큼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은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미래원의 식물공장은 파종·육묘, 이식, 정식, 수확 등 4단계로 작물을 생산하지만 이 프로세스는 품종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에 데이터를 축적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웬만한 작물은 이미 재배가 가능하지만 더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직 수익보다 투자에 무게를 두는 이유도 더 나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 위생관리와 컴플레인 대응 등에 대한 투자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자체 실험실을 운영하면서 친환경·유기농 농산물의 잔류 농약검사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주로 사후관리 차원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5명의 전문 인력이 투입되는 형태다. 미래원은 2015년의 목표 중 하나로 연구소 확대·설립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및 위생관리시스템 강화 등은 향후 중요한 사업이 될 전망이다. 박 대표의 말이다.
“식물공장은 3~4년 전 일본에서 들여온 기술로 국내시장은 아직 시작단계라서 가능성이 큽니다. 당연히 소프트웨어는 우리의 몫이죠. 채소 역시 식재료로서 비전이 높습니다. 업계의 주방인력 감소 추세도 기회가 될 수 있죠. 특히 시금치처럼 국내보다 해외에서 다양한 메뉴로 활용되는 작물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남들에게 없을 때 생기도록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채소라는 작물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그것이 미래원의 미래입니다.”
출처 : 더바이어 – 이영민 기자